종암동 고깃집 양주상회 '가슴에치명상'-16년 부부의 손종암동 고깃집 양주상회 '가슴에치명상'-16년 부부의 손

물가는 오르고 인심은 야박해진다는 시대다. 식당마다 원가를 줄이느라 분주하고, 손님과 주인 사이의 정(情)이라는 말도 점점 옛말이 되어간다. 그런데 서울 성북구 종암동 북바위길에는, 그 흐름을 거꾸로 거슬러 사는 듯한 고깃집이 하나 있다. 이름은 '양주상회'다.
이연화 사모님이 손님들에게 받은 상의 이름은 〈가슴에 치명상〉이다. 지나가는 사람의 손을 끌어 "밥 먹고 가라"는 그 마음에, 단골들이 직접 만들어 건넨 상이다. 액자에 담긴 그 상장은 지금도 가게 한쪽에 걸려 있다. 양주상회는 그렇게, 맛보다 먼저 사람으로 기억되는 집이다.
■ 상호에 '양주'가 붙은 이유
상호의 '양주'는 정창양 사장님의 고향, 경기도 양주에서 왔다. 2011년 5월 문을 연 이래 16년째. 사장님은 지금도 매주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양주 시골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직접 지은 농산물이 곧바로 식당 밥상에 오른다.
남들은 재료비를 아끼려 값싼 식자재를 찾는 시대에, 이 부부는 거꾸로 더 수고로운 길을 택했다. 직접 씨를 뿌리고, 거두고, 그 채소로 손님상을 차린다. 번거롭고 품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두 사람에게는 그것이 당연한 일상이다.
"좋은 걸 드려야지." 사장님의 답은 늘 간단하다.
■ 서울 한복판, 뒷마당에서 1000포기 김장

상에 오르는 밑반찬 하나하나에 그 정성이 배어 있다. 직접 농사지은 채소로 무친 나물, 손수 담근 김치, 오래 묵힌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 국물까지. 화려하지 않지만, 한 끼를 제대로 대접받았다는 느낌을 주는 상차림이다.
■ 요란하지 않은, 기본에 충실한 맛
맛은 꾸밈이 없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두루 내고, 묵은지로 끓여낸 김치찌개는 기본에 충실한 순수한 맛이다. 이 동네에서는 이미 맛집으로 인정받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김치는 원하는 손님에게만 내어준다. "요즘은 김치를 찾지 않는 분도 많아, 귀한 김치를 버리기 아까우니 드시는 분께만 드린다"는 것이 사모님의 방식이다. 손맛을 아끼는 마
음이 그대로 묻어난다.

■ 골목을 지키는 상인회 회장
정창양 사장님은 자기 가게만 돌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종암동 북바위길 상인회 회장을 맡아, 침체된 골목 상권을 다시 살리는 일에 앞장서 왔다.
늘 허허 웃는 사장님과, 밝고 정 많은 사모님. 가게 일에 농사, 김장, 그리고 골목 살림까지 도맡으면서도 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 모습에 이웃 상인들도, 단골손님들도 마음을 기댄다.
■ 손님이 만들어 건넨 상, 〈가슴에 치명상〉

오랜 단골들은 입을 모은다. "이 집은 음식 맛보다 사람 맛으로 온다"고.
각박하다는 시대에도, 사람을 향한 정을 잃지 않는 가게가 있다. 직접 키운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골목 이웃을 먼저 챙기는 부부. 두 사람이 함께 지켜온 16년이 이 작은 고깃집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가슴에 치명상〉이라는 상이 그저 농담만은 아닌 이유다.
■ 영상으로 만나는 양주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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