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5일 토요일듣는 신문
등록 서울 아56526
이음미디어 로고
이음미디어
세상과 당신을 잇는 인터넷신문
이음매거진서로 다른 재료로 하나의 씨앗을 심다 — 일곱 작가의 'Alloy: seed', 57th 갤러리서 첫 장을 열다

서로 다른 재료로 하나의 씨앗을 심다 — 일곱 작가의 'Alloy: seed', 57th 갤러리서 첫 장을 열다

김상희·남가비·박미서·변규리·엄연우·이예진·정혜진, 서로 다른 재료와 조형 언어로 작업해온 일곱 작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57th 갤러리에서 열리는 그룹展 'Alloy: seed'는, 합금(Alloy)이 서로 다른 금속의 결합으로 새로운 물성을 만들어내듯 각자의 독립적인 작업이 하나의 전시 안에서 교차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자리다. 총 3부작으로 이어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전시이자, 앞으로의 변화를 품은 '씨앗(seed)'이기도 하다.
정세연 편집국장2026.08.21읽기 5분조회수 215
속도
〈사진 = 그룹展 'Alloy: seed' 포스터 — 8.26~9.1, 57th 갤러리, 참여작가 김상희·남가비·박미서·변규리·엄연우·이예진·정혜진〉
〈사진 = 그룹展 'Alloy: seed' 포스터 — 8.26~9.1, 57th 갤러리, 참여작가 김상희·남가비·박미서·변규리·엄연우·이예진·정혜진〉
이음매거진 / 이음미디어

금속·레진·한지·옻칠… 서로 다른 물성을 다뤄온 일곱 작가가 만나 3부작 프로젝트의 출발점을 세우다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57th 갤러리의 문을 열면 일곱 개의 서로 다른 세계가 한 공간 안에서 마주친다. 금속의 단단함, 레진의 매끄러움, 한지의 섬유질, 비즈가 만들어내는 리듬 — 각자 오래 다뤄온 재료도, 바라보는 방향도 다른 일곱 작가가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그룹展 'Alloy: seed'로 한자리에 모인다.

전시명 'Alloy'는 서로 다른 금속이 결합해 원래는 없던 새로운 물성을 만들어내는 합금을 뜻한다. 일곱 작가 각자의 독립적인 작업이 하나의 전시 공간 안에서 교차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는 이번 전시의 태도를 그대로 담은 이름이다. 이번 전시는 앞으로 3부작으로 이어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장이기도 하다.

"하나의 씨앗이 성장의 시작을 품고 있듯, 이번 전시는 각자가 지속해 온 작업에서 한 걸음 나아가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고 이후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첫 단계이다." — 'Alloy: seed' 전시 작가노트 中
사진 = 참여작가 7인의 대표작품 — (위 왼쪽부터) 김상희 '닻' 연작·남가비 레진 조형물·박미서 접힘 형태 오브제, (아래 왼쪽부터) 변규리 '신부' 연작·엄연우 한지·토회칠 작업·이예진 옻칠 화면 작업·정혜진 칼 모티프 오브제, 57th 갤러리 제공
사진 = 참여작가 7인의 대표작품 — (위 왼쪽부터) 김상희 '닻' 연작·남가비 레진 조형물·박미서 접힘 형태 오브제, (아래 왼쪽부터) 변규리 '신부' 연작·엄연우 한지·토회칠 작업·이예진 옻칠 화면 작업·정혜진 칼 모티프 오브제, 57th 갤러리 제공

일곱 개의 물성, 일곱 개의 언어

김상희는 금속의 유연한 실루엣과 단단한 물성을 함께 활용해 정신적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닻(anchor)'을 만든다. 그에게 바다는 모든 창작의 근원이자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이 머무는 정서적 고향이지만, 현실에서 되돌아갈 수 있는 물리적 장소로서의 바다는 이미 사라졌다. 작가는 산호초를 비롯한 바다 생태계의 자연물을 금속으로 물질화하며, 기억 속에만 남은 고향을 일상 가까운 곳으로 다시 불러들인다.

남가비는 레진 구체를 주 매개로 삼아, 완전한 구(球)라는 이상적 형태에 도달하려는 욕망이 끊임없이 변이되는 과정을 다양한 구조로 구현한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흔적들은 어느 것도 서로 같지 않고, 어느 하나도 완전히 완결되지 않는다. 대신 각각의 형태는 무한한 차이와 가능성을 품은 하나의 시도로서 의미를 가지며,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는 자아의 모습을 조형적으로 드러낸다.

박미서는 재료가 액체에서 고체로 굳어가는 짧은 시간 동안 늘이고 접고 세우고 방향을 바꾸며 형상을 만든다. 손을 놓으면 잡아두었던 면이 풀리고 다른 부분이 먼저 처지며, 다시 세우면 예상하지 못한 곳이 접힌다. 물성의 변화와 중력, 온도와 시간이 계속 작업 과정에 개입하는 가운데, 작가의 개입과 재료 자체의 변화 사이 경계가 모호해지는 그 지점에서 손을 놓은 순간이 곧 작품이 된다.

변규리의 '신부'는 누군가를 만나 가정을 꾸리는, 오지 않은 인생의 여러 갈림길 중 하나를 다룬다. 행복하고 소중하지만 그만큼 무거운 무게이기도 한 그 삶을, 작가는 저마다의 소중한 다짐들을 꿰어내어 작업에 투영했다. 금속의 무게감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비즈를 배열하고 엮어 인생의 모습들을 담아냈으며, 그 바닥에는 어떤 인생이 펼쳐지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히 견뎌내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자리한다.

엄연우는 한지를 주요 재료로 삼아 물성의 변화와 조형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한지를 태우고 구기고 겹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름과 요철, 밀도와 표면의 변화가 작업의 주요 요소가 되며, 한지 위에 옻칠 — 특히 토회칠을 더해 형성되는 두께와 거친 질감에 주목한다. 한지의 섬유성과 옻칠의 물성이 결합하며 나타나는 새로운 표면과 구조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이를 현대장신구의 형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예진은 금속과 옻칠을 중심으로 빛과 흔적, 그리고 인간이 보이지 않는 존재를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옻칠의 깊이 있는 층위와 금속의 견고한 물성을 결합해 시간의 축적과 표면의 흔적을 시각화하며, 빛과 어둠·드러남과 감춰짐이 공존하는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천주교 성미술과 성물 연구에서 출발한 작업은 특정 종교의 재현을 넘어 인간이 오랫동안 이어온 믿음과 희망, 의례의 보편적 구조를 탐색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판화적 질감이 더해진 옻칠 화면 위에 열쇠 같은 금속 상징을 배치해 기억과 시간, 경계와 가능성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정혜진은 이번 전시에서 금속을 중심으로 작업을 전개했다. 칼의 형태를 모티프로 삼아 두 개의 오브제를 제작했는데, 단단하고 날카로운 금속의 물성과 달리 형태는 유기적이고 몽환적인 흐름을 지닌다. 이 작업은 전시 주제인 '시작점'에 대한 생각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없이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사주(四柱)에서 하나의 시작점을 발견하고, 이미 주어진 조건 안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어떤 삶의 형태를 만들어갈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사주는 작가가 바라보는 '시작점'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금속, 비즈, 레진, 한지 — 서로 다른 재료로 각자의 길을 걸어온 일곱 작가가 하나의 공간 안에서 교차할 때, 그 접점에서 어떤 새로운 물성이 태어나는지. 'Alloy: seed'가 심어 놓은 이 첫 씨앗이 앞으로 이어질 2부, 3부에서 어떻게 자라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Alloy: seed' 전시 포스터, 57th 갤러리 제공〉

정세연 편집국장 | press@eummedia.kr
ⓒ 이음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1개
💬 댓글은 로그인 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세연(카카오)
2026.08.21
👍 0
일곱 분의 작가노트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재료는 다 다른데 결국 다들 "지금 여기서 다음 걸음을 어떻게 뗄까"를 고민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전시 제목이 'seed'인 게 더 와닿았습니다. 저도 다음 주에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오려고 합니다. 종로 지나시는 분들,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57th 갤러리 꼭 들러보세요
이 기사를 쓴 기자
정세연 편집국장
닥터리부트 두피관리센터(일산) 원장 · 두피전문가 27년 · 이음미디어 편집국장
📱 카드뉴스
광고
"고객의 마지막 희망이 되고픈 두피전문가"
닥터리부트 두피관리센터
정세연 원장 · 두피전문가 27년
일산 · 브레인트레이너 · SMP디자인전문가
예약 · 문의 →
광고 문의: press@eummedia.kr
📺 영상 갤러리
더보기 →

웃자대한민국협회, 청년 대상 무료 웃음특강… 고3부터 30대까지 10명 참여

이 기사 전체 보기 →
🌱 피움앱
이 기사의 메이커가 만든 앱을
피움앱에서 만나보세요.
앱 보러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