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처럼 매일 같은 시간, 그는 캔버스를 긁어낸다 — 정수모 작가의 34번째 초대전칸트처럼 매일 같은 시간, 그는 캔버스를 긁어낸다 — 정수모 작가의 34번째 초대전
파리 에콜 데 보자르에서 드로잉 최고상을 받은 화가 정수모(Paul Jeong)가 인천 강화도 작업실에서 매일 같은 자리를 긁어내며 완성한 신작들을 서울로 가져온다. 34번째 초대전 'Old-Sound of memory'는 8월 18일부터 종로구 57th갤러리에서 열린다.파리 에콜 데 보자르에서 드로잉 최고상을 받은 화가 정수모(Paul Jeong)가 인천 강화도 작업실에서 매일 같은 자리를 긁어내며 완성한 신작들을 서울로 가져온다. 34번째 초대전 'Old-Sound of memory'는 8월 18일부터 종로구 57th갤러리에서 열린다.
정세연 편집국장
닥터리부트 두피관리센터(일산) 원장 · 두피전문가 27년 · 이음미디어 편집국장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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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회 정수모(Paul Jeong) 초대전 'Old-Sound of memory-오래된 기억의 소리' 포스터. 8월 18일부터 서울 종로구 57th갤러리에서 열린다.
이음매거진 / 이음미디어
'Old-Sound of memory-오래된 기억의 소리', 8월 18일부터 서울 종로 57th갤러리
캔버스 앞에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선다. 물감을 두껍게 쌓아 올리고, 밤이 되면 그걸 다시 긁어낸다. 어제와 똑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화가 정수모(Paul Jeong)에게 이 반복은 제자리를 도는 바퀴가 아니다.
"나에게 회화는 철저히 육체적인 노동이자 고독을 물질로 번역하는 과정이다. 매일 같은 시간 산책길을 나서던 철학자 칸트처럼, 나 역시 매일 같은 시간 캔버스 앞에 서서 온종일 화면을 채우고 다시 긁어내는 단조로운 관조를 반복한다." — 정수모 작가노트 중
그의 34번째 초대전 'Old-Sound of memory-오래된 기억의 소리'가 8월 18일부터 서울 종로구 57th갤러리에서 열린다. 인천 강화도 작업실에서 매일같이 캔버스를 긁어내며 완성한 신작들이 서울 관객과 처음 만나는 자리다.

긁어낸 자리마다 기억이 있다
정 작가의 화면은 완성이 아니라 삭제로 만들어진다. 물감을 올리고, 나이프로 긁어내고, 다시 올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표면에 세월의 흔적 같은 질감을 새긴다. 그는 이 과정을 "고고학적 탐색"에 비유한다.
"물감을 깎아낼 때마다 캔버스는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하고, 비워진 공간 속에서 내 영혼은 맑게 씻겨 내려간다. 어쩌면 삶의 수많은 우연들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 정수모 작가노트 중
작업 노트에는 몽파르나스의 겨울바람, 잘못 내린 기차역, 부치지 못한 편지 같은 이미지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던 삶의 어느 지점에서, 그는 "중심에서 벗어난 자리에서만 비로소 조망할 수 있는 다른 소실점"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전시 제목의 '오래된 기억의 소리'는 그 발견의 다른 이름이다.
그가 화면 곳곳에 의도적으로 남겨두는 여백도 같은 맥락이다.
"내가 의도적으로 비워둔 화면의 여백은, 익명의 관객들이 저마다 마음속 깊은 결 속에 숨겨두었던 '자신만의 잃어버린 기억과 슬픔'을 채워 넣을 수 있는 다정한 빈자리이기 때문이다." — 정수모 작가노트 중

전시는 8월 18일 오후 5시 오프닝을 시작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휴관일 없이 운영되고, 입장료는 무료다. 서울특별시와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한다.
〈사진 정수모 작가 제공〉
정세연 편집국장 | press@eummedi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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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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