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어리 앞에서 멈춘 바라쿠다.. 류창열 회장이 던진 질문, "딱 한 번 더 해보시겠습니까"정어리 앞에서 멈춘 바라쿠다.. 류창열 회장이 던진 질문, "딱 한 번 더 해보시겠습니까"

카리브해에 사는 바라쿠다는 상어보다 무섭다는 말을 듣는 물고기다. 몸길이 2m, 시속 50km로 헤엄치며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물어뜯는다.
그런 바라쿠다를 나흘간 굶긴 뒤 좋아하는 정어리를 유리막대 너머에 넣어두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바라쿠다는 몇 번이고 몸을 부딪치다 결국 멈춰 선다. 훗날 유리막대를 치워도, 정어리가 코앞까지 헤엄쳐 와도 바라쿠다는 다시 입을 열지 않는다. 95%는 그렇게 굶어 죽는다. 단 5%만이 다시 한번 몸을 던진다.

이번 웃자대한민국협회 싱글벙글나비축제 620회 강단에 오른 류창열(Ryu Chang-ryeol) 대자연코리아 회장은 이 이야기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딱 한 번만 더 도전하십시오. 딱 한 번만 더 승리하십시오." 그날 강연의 제목은 두 글자, '선택'이었다.
"당신은 이미 3억 분의 1의 승자였다"
류 회장은 강연을 자신의 탄생 이야기로 열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한 생명이 태어나기까지, 무수한 경쟁을 뚫고 결국 그 자리에 서게 된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치열한 선택의 결과였다는 것이다.
"여러분이 태어나기까지 3억 명 중에 1등으로 온 겁니다. 그 치열한 싸움을 지금은 기억하지 못할 뿐이에요. 부모님이 하신 건 그 경기를 열어주신 것뿐이고, 그 경기를 뛴 건 바로 여러분입니다." — 류창열 회장
그는 이 말을 시작으로 하루하루의 사소한 선택들—오늘 입을 옷, 오늘 먹을 음식, 오늘 만날 사람—까지 모두가 "선택의 연속"이라고 짚었다.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여러분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강연장을 가득 채운 청중에게 그는 되물었다. 지금 이 순간, 온전히 집중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곳을 보고 있는지— 그것조차 선택이라고.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서는 선택
류 회장의 삶에서 선택이 가장 크게 시험대에 오른 순간은 2007년이었다. 대기업에 기술 로열티를 받고 납품하던 사업이 한창 궤도에 오르던 때, 50억 원을 투자하겠다며 접근한 사람이 있었다. 훗날 그가 이른바 '기업 사냥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땐 이미 늦은 뒤였다. 7년에 걸친 법정 다툼 속에 몸무게는 116kg까지 불었고, 그는 스스로 "생을 잃어버릴 수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 시기 그가 택한 곳은 법정도, 회사도 아닌 절이었다. 4년간 승복을 입고 머리를 깎은 채 산문 생활을 이어갔다. "그 사람하고 마주하는 게 두려울 때가 있었다"는 그의 고백처럼, 산문행은 도피가 아니라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기 위한 선택이었다. 세상으로 돌아온 뒤 그는 7년의 싸움 끝에 결국 승소했고, 이후의 삶을 "덤으로 얻은 인생"이라 부른다.
말보다 먼저 움직인 선택, 나눔
코로나19가 전국을 덮쳤을 때, 그는 계산하지 않고 움직였다. 세정제와 방역 물품을 마련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무료로 전달했다. 형편이 넉넉해서가 아니었다.
"저는 망설이지 않고, 그냥 한번 생각한 걸 그냥 했습니다." — 류창열 회장
이 습관은 지금도 이어진다. 매년 11월 중순부터 수염을 길러 12월엔 산타클로스로 변신, 어린이집과 노인정, 고속도로 휴게소를 돌며 아이들에게 사진 한 장의 즐거움을 나눈다. "요즘은 굴뚝이 없어서 못 들어가니, 휴게소만 계속 돌아다닌다"는 그의 너스레에는 나눔을 일상의 습관으로 만든 사람의 여유가 묻어난다.
몸을 되찾은 경험, 삶의 철학이 되다
건강을 잃었던 시절도 있었다. 사업의 위기를 겪으며 몸이 크게 불었던 그는, 자신의 몸과 마주하는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가며 회복의 길을 찾았다. 그 경험은 이후 "공복은 명약"이라는 그만의 삶의 철학으로 이어졌고, 그는 이를 책으로 펴내고 다이어트 사관학교를 열어 자신처럼 몸의 무게에 눌려 있던 이들과 경험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가 만든 쌀눈씨드 누룽지 역시 이 철학을 담아, 공복을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한 대안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강연 말미, 그는 청중에게 색다른 제안을 했다. 머리에 손을 얹고 "웃자" 구호와 함께 마음속 미움과 의심, 부정적인 생각의 "점"을 하나씩 떼어내 보자는 것. 청중들은 웃음 섞인 함성과 함께 손을 머리에 얹고 그의 구호를 따라 외쳤다. 다소 즉흥적이고 소박한 퍼포먼스였지만, 그 순간 강연장은 자기 안의 걸림돌을 스스로 짚어보는 짧은 쉼표가 됐다.
"고정관념의 벽은, 오직 나만이 무너뜨릴 수 있다"
그리고 다시, 바라쿠다 이야기로 돌아온다. 95%의 바라쿠다는 한 번의 좌절 뒤 다시 시도하지 않는다. 반면 단 한 번 더 몸을 던진 5%는 결국 자신이 좋아하던 것을 되찾고 바다로 돌아간다.
"나는 안 돼, 나는 나이가 많아서 안 돼, 나는 배운 게 없어서 안 돼—이런 고정관념의 벽은 누가 무너뜨립니까. 오직 여러분 자신만이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힘든 삶을 살고 계신 분들께 딱 한 마디만 드리고 싶습니다. 딱 한 번만 더 도전하십시오." — 류창열 회장

강연을 지켜본 웃자대한민국협회 관계자는, "건강 이야기를 넘어,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다가온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620번째 무대에 오른 류창열 회장의 이야기는,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삶은 결국 매 순간의 선택이 쌓여 만들어진다는 담담한 확인이었다.
[사진 웃자대한민국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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