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카드를 고르고, 나무를 그리고, 나에게 말을 건넸다 — 봉리단길 봉천제일 문화관광형 육성사업단에서 주최한 무료 집단상담 '마음톡톡' 4회차감정카드를 고르고, 나무를 그리고, 나에게 말을 건넸다 — 봉리단길 봉천제일 문화관광형 육성사업단에서 주최한 무료 집단상담 '마음톡톡' 4회차

봉리단길 '스마일 텐션업' 사업의 일환… 2030 청년 2회·지역주민 2회, 총 8시간 동안 21명이 자기 마음을 들여다봤다
나무 한 그루를 그린다.
뿌리에는 사람 이름을 적는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나에게 영향을 준 사람들이다. 줄기에는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를, 열매에는 앞으로 얻고 싶은 모습을 적는다.
그렇게 완성된 나무 한 그루를 사람들은 오래 들여다봤다. 자기 삶의 지도를 처음 눈으로 본 사람들의 표정이었다.
8월 두 주말에 걸쳐 네 차례 열린 무료 집단상담 프로그램 「마음톡톡」의 한 장면이다.
■ 상권 사업이 사람의 마음을 돌본 이유
「마음톡톡」은 봉리단길 봉천제일 문화관광형 육성사업단이 주최하고, 봉숭아학당문화혁신학교가 「스마일 텐션업」 사업의 하나로 수행했다. 대상은 2030 청년과 지역주민이다.
상권 활성화 사업이라고 하면 보통 간판을 바꾸고, 거리를 정비하고, 홍보 영상을 만든다. 「스마일 텐션업」도 전통과 트렌드가 공존하는 봉천제일 상권을 알리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은 방향이 달랐다. 거리가 아니라 사람에게, 그중에서도 사람의 마음에 시간을 썼다.
상권을 살리는 일이 결국 그 거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이라면, 그들이 지치지 않게 하는 것도 상권 사업의 몫이라는 판단이었다.
숫자만 보면 스물한 명은 많지 않다. 하지만 집단상담에서 인원이 적은 것은 부족함이 아니라 설계다.
수십 명을 앉혀놓고 강의를 하면 참가자는 듣기만 한다. 다섯 명이 둘러앉아야 모든 사람이 말할 차례를 갖는다. 「마음톡톡」이 회차당 정원을 5~6명으로 묶고, 한 번에 스무 명을 모으는 대신 다섯 명씩 네 번을 연 이유다.
대상을 나눈 것도 같은 맥락이다. 1·2차는 2030 청년을, 3·4차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했다. 같은 프로그램이지만 삶의 자리가 다른 사람들을 한자리에 섞지 않았다.
■ 1·2차 —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위로를 받았다"


첫 두 회차는 2030 청년들의 자리였다.
학업과 취업, 직장 생활, 그리고 복잡한 인간관계. 어깨에 짐을 얹고 사는 이들이 처음 들어설 때는 어색해했다. 그러나 감정카드를 한 장씩 뽑아 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운영진은 "단 10분 만에 편안한 카페 수다 모임처럼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전했다.
'관계 수레바퀴'에 자기 인연을 색으로 칠하면서 청년들은 어디서 힘을 얻고 어디서 에너지를 빼앗기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이어 '나의 나무'를 그렸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그동안 애쓴 나 자신, 정말 고생 많았어. 너는 그 자체로 빛나!" "그동안 남 눈치 보느라 고생 많았어, 이제 너 자신을 더 사랑해 주자." "잘하고 있어!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 청년 참가자들이 자신에게 적은 말
적으면서 울컥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실천 약속으로는 '하루 10분 산책하기', '잠들기 전 나에게 잘했다고 말해주기', '자책하지 않기' 같은 것들이 나왔다.

■ 3·4차 — "내 마음을 들여다본 건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뒤의 두 회차에는 중장년 지역주민들이 앉았다.
수많은 인연을 스쳐온 이들이라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도 많았다. 감정카드를 집어 들며 속마음을 풀어내기 시작하자, 서로 "맞아, 나도 그랬어"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잡아주는 장면이 이어졌다.
'나의 나무' 줄기 칸에는 자식을 다 키워놓고 이제야 자신을 돌아보는 현재의 모습이 적혔다. 옆 사람의 나무를 들여다보며 "정말 고생 많으셨네", "앞으로 더 멋진 열매 맺으실 거예요" 하고 격려를 건네는 소리가 오갔다.


"○○아, 그동안 가족들 챙기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이제는 너 자신을 위해 웃으며 살자." "잘 참아내며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 — 지역주민 참가자들이 자신에게 적은 말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이 있었다. 실천 약속은 '하루 30분 나만을 위한 산책하기', '하루 한 번 나에게 칭찬 한마디 해주기'였다.
■ 같은 활동지, 다른 문장
흥미로운 것은 두 세대가 같은 활동지에 서로 다른 문장을 적었다는 점이다.
청년은 자신에게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말했고, 지역주민은 "이제는 너 자신을 위해 살자"고 말했다. 실천 약속도 갈렸다. 청년은 하루 10분을, 중장년은 하루 30분을 자기 몫으로 떼어놓겠다고 적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은 속도를 늦추는 법을 배웠고, 남을 위해 오래 살아온 사람은 자기 몫의 시간을 처음 요구했다.
두 세대가 공통으로 남긴 말도 있었다. 청년도 중장년도 "이렇게 편하게 내 이야기를 해본 건 처음"이라고 했다.
■ 다시 꺼내볼 활동지
프로그램은 끝났지만 참가자들의 손에는 종이 몇 장이 남았다. 감정카드로 고른 마음, 색으로 칠한 관계 수레바퀴, 뿌리와 열매를 채운 나무, 그리고 자신에게 적은 편지 한 통이다.
한 청년 참가자는 "마음이 지칠 때 오늘 작성한 활동지를 꼭 다시 꺼내볼 것 같다"고 했다. 2시간짜리 프로그램이 하루로 끝나지 않는 방식이다.
이 행사를 수행한 봉숭아학당문화혁신학교는 13년째 무료 나눔을 이어오고 있고, 인터넷신문 이음미디어의 발행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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